자연.현실.사람들

해운대삼포(미포.청사포.구덕포)를 걷고나서

구반 2012. 9. 19. 18:45

 

 이 동해 남부선 기찻길은 조만간 없어진다

그러면 걸어서 다니기에 정말 좋은 길하나 만들어 지겠지

 

기차의 색상이 오늘따라 조금은 선정적으로 보이는 건 왜일까?

 

구덕포를 지나 해변을 혼자 걸으면

이 바다가

아니

내 눈에 보이는 모든것이 순간 나의 것이된다

역시 마음을 비우고 살아간다는 것이 행복해야 할 조건이 아닌가?

 

구덕포의 은밀한 곳을 지나야

청사포쪽으로 진행할 수 있다.

혼자만의 걸음이 때론 나를 외롭게도 하고

때론

즐겁고 행복하게도 한다

 

 

청사포를 지나 문텐로드에 있는 정자에 오니

왠 토끼한마리가 머물고 있다.

" 어~ 혹시 용왕님에게 간가지러 간다고 거짓말하고 올라온 토끼가 아닐까? "

나에게 친구처럼 가까이 다가온다

앉아 보니 너무 부르럽고 따뜻한 온기가 느겨지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 이곳에 유기한 것이 아닐까 생각들어

근처에 있는 분들에게 가지고 가라고 했지만 다들 고개를 흔든다.

동물 좋아하는 나도 어쩔 수 없이 그곳에 놓아두고

돌아섰다

 

동백섬에서 바라본 달맞이 모습인데

늘 눈에 거슬리는 것이 개발의 흔적인 우뚝솟은 아파트다

그것도 조광권을 가려버리는 달맞이에 말이다

한마디로

처다 보기도 싫을 정도로 스카이 라인이 깨져 버렸다.

허가를 내준 곳에선 저런 모습을 상상했을까?

 

 

 

나의 작업실에 핀 난꽃을 바라보면

이 더운 여름한켠에서 내 마음을 녹여주는 모습으로

묵묵히 보답하는 난이 고맙고 아름답기만 하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지만

나는

막걸리에 무너질것 같다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다^^*

 

도보후

먹으려고 내가 조리한 음식들이다

호박뽁음. 우엉조림 명란젓무침.오이장아찌.멸치뽁음.

춘장에 돼지고기와 당면을 넣은 이름없는 요리를 만들었지만

휭하게도 함께 먹을 사람은 없다

그래도

US마크가 찍힌 군용숫가락을 나는 아낀다

내가 숫가락 놓는 순간까지 이 놈은 함께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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