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나무소품

느티나무 십자가

구반 2010. 11. 12. 22:36

어느날

여성의 전화가 왔다.

나의 작업실을 찾아오려고 한다며 혹시 주문하면 제작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십자가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예전에 수십개를 만들어 준 적이 있긴 하지만

자연스러운 나무결이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마침 내가 가지고 있던 잘 말린 느티나무를 보여 줬더니 마음에 들어해서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찾아간 날 아주 늦은 밤

나는 일이 많아 야간작업을 하게 되었고 전화가 다시 와서

지금 작업실에 찾아오겠단다.

조금 의논할 일이 있다며...

 

벽에 못질을 할 수 없는 석고보드라서

무게가 너무 무거워 걸 수가 없다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묻는다.

두말 하지않고

가볍고 작은 것으로 다시 만들면 된다며

공짜로...

 

기분좋게 해줬다

 

십자가의 상징적 의미를 난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들에게 늘 가슴누르는 무거운 돌이 될 줄 누가 알랴?

십자가

정말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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