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디장이다.
나는 원목자체의 색과 무늬를 좋아한다 그래서 착색하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내 마음처럼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아는 사람이 전화가 왔다.
아주 간단한 시디장을 짜달란다.
그런데 나중에 가게를 하게되면 가지고 나가서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 이런 주문이 제일 힘들다.
눈에 띄는 곳에 나갈것을 생각해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여 이렇게 타엽을 봤다.
"일단 집에서 가볍게 시디장으로 쓸것이니까 좋은 나무가 필요없지 않나?"
"그렇습니다"
"그럼 내가 12mm합판으로 샘플형태로 만들어 줄테니까 써보고 그때가서
가게것은 다시 만들어줄께"
"좋습니다. 그런데 색을 칠해야 좋을 것 같으니 색은 원색적으로..."
"알았다"( 이 대목이 찜찜했다)
그렇게 해서 원색적인 색으로 착색한 시디장을 만들게 되었다.
집성목을 사용하면 일하기는 쉽다.
원목을 사용할때는 크기만큼 집성해서 본드로 접합시키고 샌딩하고...
할일이 무척 많은데 합판은 그런 과정을 생략할 수 있기에 편하다.
그러나 화학적 성분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이라 좀 내키지는 않는다.
"완성했으니 가져가라"
"알겠습니다"
작업실에 들어와서 보는 순간
"와~! 너무 맘에 들어요"
"나는 하나도 맘에 안든다. 이렇게 유치하게 만들고 나니 좀 그렇다"
찜찜해 하는 나에게
"선배님 저녁살께요 기분 좋습니다. 술도 사겠습니다"
술을 피할 내가 아니지만 이런 일로 얻어 먹으면 난 거렁뱅이ㅎㅎㅎ
"다음 기회에 마련하자"
이렇게 건너간 물건이다.
그리고 합판으로 처음 만들어 본 물건이다.
그런데 더 웃기는 일은
내가 만든것에 도장을 찍어 달라고 해서 잘 쓰지 않던 낙관과 옥호를 찍어준 것이였다.
그것도 합판으로 만든 물건에 ㅠㅠㅠㅠㅠㅠㅠㅠ@@@@@@@@@@@@
각진 모양에 조금 다른 느낌을 줄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이런 디자인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머리윗쪽을 지붕모양의 삼각형 형태로 해서 구상했다가 조금은 귀찮지만 달이 뜨는
형태처럼 원형을 넣었더니 조금 부드러워진 것 같다.
여러 가변의 조합이 가능 하도록 했으니 사용자의 느낌에 따라 변형을 주기 쉽게 하였다.
이러다 주문이 쇄도 하면 어쩌냐? ㅎㅎㅎ
하기 싫은 일해야 하는 것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