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현실.사람들

아버지의 조촐한 구순잔치

구반 2013. 8. 9. 09:54

 

 

 

 발걸음 내딛기가 무거웠다.

무려 수년간을 나의 복잡한 상황이

부모님에게 찾아가는 것을 끊어 버렸으니까.

 

이번 생신때는 찾아 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몇개월전 부터 마음을 다지고 있었건만 막상 그 날이 오니

전날밤부터 잠이 오질 않는다.

옆지기는 잠만 잘 자는데...

 

아침일찍 사촌형님 모시고 시골로 출발해서

아버지를 만나는 순간

무엇이라 말을 할 수 없었다

(평소에 나는 말 잘하기로 유명한데...)

어머니의 모습은 더 짠하게 다가오고.

 

동생네 내외가 새벽부터 준비했다는 음식을 보고 미안함과 함께

같이 하는 식사가 얼마만인가?
재수씨왈" 오늘 아버지에게 최고의 선물은 둘째 아들이

찾아온 것이네요"라는 말에 머쓱해 진다

 

몇일전 나는 수술을(요즘은 시술정도의 수준)하고

심지를 빼내는 날이 생신과 맞물려 서둘러 시골길을 돌아 나서야 하는

아쉬움이 컸지만 마음만큼은 응어리진 것들이 풀리듯

편하다.

 

사족:아버지는 오전에 5킬로 오후에4킬로 정도 조깅을 하신다.

장수하시는 비결은 고통스러운 일은 그날로 잊으신단다.

그리고 좋은 일만 생각하시며 살아도 다 못사신단다.

 

그래 그렇게 살자

나도 이제 찾아온 행복의 순간들을 고맙게 맞이하고

그날 그날 행복을 만들며

즐기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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