宗치나

워낭소리=독립영화 왜곡?

구반 2009. 2. 18. 10:32
이충렬 감독 "<워낭소리> 성공, 독립영화 현실 왜곡할까 걱정"
'독립영화 현실을 걱정하는 감독모임 긴급 기자단담회' 열려
  이승훈 (youngleft)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
ⓒ 이승훈
이충렬

영화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이 "<워낭소리>의 흥행 성공이 독립영화의 현실을 왜곡할까봐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충렬 감독은 11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열린 '독립영화의 현실을 걱정하는 감독모임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워낭소리>가 주목을 받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지금의 결과가 마냥 좋지만은 않다"며 "좋은 성과물이 도리어 나쁜 쪽으로 작용하면 어쩌나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워낭소리>의 흥행 결과를 보고 독립영화도 그런 영화만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되는 것 같다"며 "정부에서 영화 정책을 추진하는 분들도 수익이 되는 영화만 영화로 인정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영화는 아무리 작품이 좋아도 영화제가 아니면 관객을 만나거나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영화를 통해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싶고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독립영화인의 순수함을 무시하는 영화 산업의 논리가 가혹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영화를 하기 전에는 멀티플렉스의 수많은 상영관들이 영화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줄 알았는데 직접 보니 다양성이 아니라 돈의 힘에 따라 영화가 걸리고 있었다"며 "정부가 영화의 다양성을 인정해 주고 독립영화도 산업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낭소리> 제작자이기도 한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충렬 감독 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의 안해룡 감독, 소록도의 한센인 문제를 다룬 다큐 <동백아가씨>의 박정숙 감독,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문제를 다룬 <할매꽃>의 문정현 감독,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최고작품상인 '타이거 상'을 수상한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이 참석했다.

 

감독들은 <워낭소리>와 <낮술> 등 일면 화려해 보이는 독립영화의 성과 뒤에는 열악한 독립영화의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을 주문했다.

 

안해룡 감독은 "한국 영화의 힘은 영화 1~2편이 잘 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영화를 지속할 수 있는 인력이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버틸 수 있느냐에서 나온다"며 "이런 구조는 개인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해줘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안 감독은 "대통령이 기업인 출신이라 문화 분야에서도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곳엔 지원을 깎겠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문화 정책은 눈앞의 수익이 아니라 10년 후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국가는 기업이 아니다, 영화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상상력을 가지고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정현 감독도 "영진위가 독립영화 지원 정책에서 이제는 독립영화라는 말도 빼겠다고 하고 있는데 이것이 경쟁력을 중심으로 이윤을 남기는 영화들만 양산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10만, 100만이 아니라 1000명, 2000명이라도 좋으니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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