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가령 이 당선자는 대선 직전 TV 유세에서 "지난 50년간 운하에서의 기름유출 사고는 단 한번도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운하의 나라인 유럽 등지에서 운하에서의 선박사고가 빈발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는 운하에서의 기름유출량까지도 조사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당선자의 주장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거짓말'입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는 수에즈 운하 사고도 있지 않습니까.
또 이 당선자는 당내에서조차 '경부운하 공약폐기론'이 제기되자, 지난 9월 28일 한 방송사에서의 정강정책 연설을 통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국내외 세계적인 전문 기술자들과 환경 전문가들로 하여금 치밀하게 다듬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검토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인 셈이니다.
하지만, 당선되자마자 경부운하 공약은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경부운하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입니다.
[말바꾸기] 경부운하 예정지인 한강과 낙동강이 국민 2/3의 식수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수질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경부운하 찬성론자들은 '이중수로'를 제안했다가 폐기했습니다.
대표적인 경부운하 찬성론자 중에는 과거 '준설을 해도 수질 개선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가 그 반대로 말을 바꿨고, 또다른 학자는 배가 553km를 통과하는 데 1주일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가, 지금은 24시간만에 갈 수 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운하 공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경부운하의 수심도 6m→9m→6m로 바뀌었습니다.
[우격다짐] 대표적인 사례는 '바이칼호'와 '천지 못'을 운하의 물과 비교한 것입니다. 경부운하 찬성론자 중의 한명인 박석순 교수는 '고인 물은 썩는다'는 논리를 비토하려고 "수천 년동안 갇혀있는 바이칼호의 물은 깨끗하다"고 주장했고, 이 당선자조차도 "천지 못은 갇혀있는 데 깨끗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운하의 물과 천혜의 자연을 유지한 곳을 단순 비교 대상으로 삼는 것, 우격다짐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부풀리기] 골재를 팔아서 8조원을 벌겠다는 주장이 전형적입니다. 이를 위해 통계수치도 임의로 해석했습니다. 이 당선자는 지난 대선에서 이런 문제점이 지적되자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해외에 골재를 팔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기조차 했습니다. 또 이 당선자는 경부운하를 통해 물류혁명을 이루겠다고 강변해왔으나, 찬성론자들이 내놓는 물동량을 계산하면 하루에 5천톤급 배 6척이면 감당할 수 있는 물동량입니다. 배 6척 띄워 물류혁명을 이루겠다는 주장 역시 '부풀리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배가 다니면 스크류를 통한 폭기 작용으로 물이 좋아질 수 있다는 황당 주장도 있습니다. 하루에 6척의 배를 띄워놓고 스크류를 통해 물속에 공기를 주입하면 수질이 좋아진다면, 우리나라 모든 다목적 댐에 배를 왕창 띄워놓으면 어떨까요.
[축소-왜곡] 심각한 지경입니다. 우선 교량 철거 비용 축소. 찬성론자들은 한강과 낙동강에 위치한 교량 120여개 중 11개의 기존 교량만을 철거하고 재가설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교량 재가설 비용은 총 공사비 14조원에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적어도 80개 교량을 교체해야 하고 한 개당 1000억원씩 계산하면 총 8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백보 양보해 찬성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교량 재가설 비용은 1조1천억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찬성론자들이 내놓은 개략 공사비에는 이 항목 자체가 없습니다.
제방도 문제입니다. 네덜란드의 유명한 운하 컨설팅 업체인 DHV사는 지난해 한반도대운하연구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경부운하가 건설된다면 제방 건설 구간이 1000km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553km의 경부운하 양안을 제방으로 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찬성론자들은 그들의 주장까지도 부인합니다. "500km는 자연형 하천구간이고, 인공구간은 40km에 불과하다"는 주장입니다. 자신들이 초청한 사람들의 얘기조차 부인하고 축소하는 이유는 공사비 때문입니다. 참고로 찬성론자들은 제방보강 공사비 등으로 6천억원, 박창근 교수는 4조8천억원입니다.
[묵묵부답] 마지막으로 찬성론자들의 공통된 행태는 '묵묵부답'. 도저히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들이대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위에 열거된 반박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우격다짐으로 자신들의 주장만 늘어놓는 일.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나름대로 대안을 내세우는 솔직함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난 1년간 경부운하 찬성론자들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6가지 잘못된 행태입니다. 경부운하가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그간 찬성론자들이 동원해 온 수단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여기저기서 '진보는 죽었다'는 곡소리만 들려오는데, 진검승부는 이제부터입니다. 미래지향적 경제 가치와 지속가능한 환경 가치를 지키는 싸움. 그래서 저는 즐겁게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위에 열거한 6가지 카테고리와 관련해 제안을 하거나, 의견을 주실 분은 언제든지 리플을 달아주십시오. 6차례에 걸친 이번 기획기사에서 이를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인간이 자연보다 힘이 세다는 그 '오만'이 초래할 비극적 결말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마이뉴스에서 옮김
사족~~~~막아 질려는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숨넘어간다
'대운하(4대강죽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하에 묻힐 문화재는 어쩌라고 (0) | 2008.03.10 |
---|---|
운하 물러가라 (0) | 2008.03.02 |
운하대신 이렇게 (0) | 2008.02.23 |
ㅎㅎㅎ 지나가던 내가 웃었다 (0) | 2008.02.20 |
대운하가 필요한 이유? (0) | 2008.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