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4대강죽이기)

한강이 되살아나는 기적

구반 2009. 7. 17. 21:31

한강에서 써핑보드를 타다

콘크리트 옹벽, 한강이 되살아나는 기적의 현장

 

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더위를 피해 휴가를 다녀오신 분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 갈 계획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요. '집을 나서면 고생'이란 말이 있듯이, 휴가철 차량 홍수로 오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땐 가까운 곳에서 시원한 물놀이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면 길 위의 고생은 조금 줄어들겠지요.

 

 언제나 반복되는 피서지로 가는 꽉 막힌 도로...고생이 많으셨지요?

 

서울은 도심 한 가운데 커다란 강이 흐르는 복된 도시입니다. 그러나 지금 한강은 눈으로 구경밖에 할 수 없는, 사람과 강물이 단절된 죽음의 강이 되었습니다. 전두환 정권 때 한강을 정비한다며 모두 콘크리트로 발라버렸기 때문에, 발을 담그기도 어려운 무서운 한강이 된 것입니다.

 

 한강에서 써핑보드를 타는 신기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한강에서 써핑보드(정확히 스킴보드라고 한답니다)를 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바다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모습을, 콘크리트 옹벽으로 인해 발도 담그기 힘든 한강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왼쪽 원효대교가 보입니다.

오른쪽 한강 철교 바로 아래입니다. 분명히 한강이 맞는 것이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요?
한강의 모든 곳이 직강화되어 발을 담그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한강이 살짝 안으로 구부러지면서 여름 홍수 때마다 모래가 밀려와 완만한 경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모래가 콘크리트 옹벽을 덮어버린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요.

 

 우측 빨강선 안에 콘크리트 제방 너머로 모래가 쌓이기 시작했고,

왼쪽 노랑선  강변에 모래 둔덕이 자연스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측 하늘색 선에 나무들이 자라 시원한 그늘도 드리워줍니다.  한강이 저절로 살아난 것입니다.

 한강이 스스로 회복한 모래 사장입니다. 모든 한강변이 이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모래사장이 있는 강변에서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 제방으로 인해 발도 담글수 없는 무서운 한강모래사장의 한강!

너무도 다른 모습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한강을 원하시나요?

 

무지한 인간들이 훼손한 한강이 스스로 회복되고 있는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원래의 강이란 바로 이 모습입니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발의 이름으로 사람의 손길이 닿게 되면, 그때부터 강의 생태가 파괴될 뿐만 아니라, 강과 사람의 만남은 단절되기 시작합니다. 오늘 바라본 한강은 인간의 잘못을 지적하며 다시 살아나기 위한 자연의 위대한 몸짓이었습니다.

 

  다시 살아나는 한강

 

한강에 모래 둔덕이 생기자 이곳의 생태도 살아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래밭에는 이곳을 찾아와 쉬고 간 새들의 발자국이 있었습니다. 또 지난 밤 다녀간 너구리의 발자국도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데리고 다닌 강아지와 너구리의 발자국은 완전히 달라 구분 할 수 있지요.

 

 한강변 모래밭에 너구리 발자국과 새 발자국이 나있습니다.

 모래밭이 생기면 새들도 다시 찾아옵니다. 콘크리트 옹벽에서는 볼 수 없는 생명의 모습이지요.

 한강변 모래 밭에 새들의 발자국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과 손잡고 피서도 보내고,

"두껍아 ~두껍아~ "하며 두꺼비에게 새집도 함께 지어주면 어떨까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여기저기에 모래밭에 구멍이 뽕뽕 뚫렸다 닫히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일지 파보고 싶었으나, 이곳에 생명이 살고 있다는 것을 본 것으로 족했습니다. 어떤 녀석인지 꼭 눈으로 봐야하는 것은 아니지요.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파는 순간, 그 생명은 파괴되는 것이니까요.

 

 모래에 구멍이 열렸다 닫혔다합니다. 생명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이렇게 한강이 살아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다름 아니라 서울에서도 가장 가까운 63빌딩 바로 앞이었습니다. 콘크리트 옹벽으로 둘러싸인 한강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63빌딩 바로 앞 한강변에 자연스러운 모래 언덕이 생기며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한강 회복을 위한 서울시의 노력을 기대합니다.

 

많은 분들이 한강을 콘크리트로 정비한 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는 970억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한강의 콘크리트 걷어내고 자연형 하천으로 회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로 쳐 바른 한강이 잘못된 일이었음을 말하는 것이지요.

한번 파괴한 자연을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많은 예산이 소요됩니다. 자연을 자연 그대로 나두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강에 콘크리트를 바르게되면 자연과 인간은 단절되고, 강의 생태도 파괴됩니다.

 나중에 이 콘크리트를 걷어내려면 또 다시 막대한 예산이 낭비됩니다.

강은 그 모습 그대로 나두는 것이 돈 버는 것이요, 후손들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것입니다.

 

 

강변을 콘크리트로 덮게 되면 더 이상 사람이 강에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되고, 물고기도 강에 알을 낳을 수 없는 곳이 되고 맙니다. 한강에 많은 잉어들이 안양천과 중랑천 등의 주변하천으로 올라오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한강변은 물이 깊고 수초가 없어 알을 낳을 곳이 없기 때문에 물이 얕은 주변 하천을 찾아오는 것입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서울 주변 하천에서 잉어 떼를 보며 신기해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주변하천이 살아난 것이거나 신기한 일이 아니라 ‘물고기가 알도 낳을 수 없는 죽음의 한강’ 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한강에 알을 낳을 곳이 없어 안양천 얕은 물에 알을 낳기 위해 올라온 잉어들

 

서울시가 한강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자연형 하천으로 바꾼다니 많은 기대가 됩니다. 한강변에 모래 턱이 생기고 수초가 자라기 시작하면 잉어 떼가 주변 하천으로 올라오는 일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대운하의 불지피기가 걱정됩니다.

 

얼마 전 강만수  장관은 한 모임에서 ‘한반도 대운하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지도 않고 백지화되어 안타깝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국민들의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낙동강 주변 지자체에서는 운하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와 인천의 굴포천을 둘러싼 지역에서는 경인운하를 빨리 하라고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앞으로 인천시장을 노리고 있는 민주당 00국회의원도 인기를 위해 경인운하를 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 일각에서는 대운하가 중단한 것이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도 공공연히 흘러나옵니다.

 

또 다시 대운하를 한다며 국민을 괴롭게 하는 일이 벌어질까 걱정이 됩니다. 그냥 저의 작은 걱정으로 그친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한강에서 피서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강은 원래의 강 그 모습 그대로 흘러야합니다.

강이 원래 그 모습 그대로 흐를 때 사람과 강이 하나 될 수 있습니다.

강의 생명들도 살아 갈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한강의 콘크리트를 다 걷어내고, 한강변이 모래사장으로 회복되는 그날,

아이들과 손잡고 한강에서 피서를 보내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 이란 카페를 새로 개설하였습니다.

http://cafe.daum.net/peace-life

 한반도대운하, 쓰레기시멘트, 천수만 간월호, 성미산 등  여러가지 환경사안들을 함께 찾아가 살펴보고 해결책과 대안을 모색하여 이땅에 생명과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띄어 어설프지만, 뜻있는 여러분들의 힘을 모아 이 땅에 생명과 평화를지켜가는 커다란 들불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찾아와 힘을 주세요.

 

출처 : 최병성의 생명 편지 (블러그)